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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플랫폼 구축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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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인가

 
학교문제, 학교폭력, 학생문제. 이 세 가지 단어가 비슷한 말로 인식되고 있다. 이 인식구조에는 문제는 학생들에게 있으며 해결책은 어른들이 제시한다는 내용이 전제되어 있다. 그동안 제시된 학교문제에 대한 대부분의 해결책이 이 인식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교문제가 과연 학생들만의 문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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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학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교사들이 자신의 문제를 공론화 하는 것이다. 자칫 교사들에 대한 비판으로 글이 번질까 구체적 현황은 생략하겠다.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 사회의 선생님 한분 한분은 대부분 열정과 헌신성에 있어서 가히 존경할 만하다.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할 때 마다 두 번씩 놀라게 된다. 학생들의 상상을 불허하는 그 대책 없는 태도에 놀라고, 또 선생님들이 보여주는 인내력에 놀라게 된다.

집단으로서의 교사는 어떤가? 우리사회의 교사들은 개별화 되어 있으며, 집단적 소통의 기회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의 원인을 지금의 교사들에게서 찾을 필요는 없다. 이는 새롭게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지속되어온 관행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특정 과목이나 반을 담당하는 교사는 그동안 업무 속성상 협업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옳았던 것이냐는 나중문제이며, 그동안 그래왔다는 것이 이 대목에서는 중요하다.

지금 이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최근의 학교 문제가 교사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수업, 진학지도, 공교육의 정상화, 학교폭력, 인성교육, 방과 후 프로그램 등 학생관련 이슈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부형과 사회의 기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개발의 시대, 공장과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경제 성장률 10%는 문제없던 시절은 예전에 갔다. 지식산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창의적 인간이 아니면 부가가치 창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교사는 이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서의 교사는 교육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게 되었다. 교사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사들이 대부분 창의적 교육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기는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들은 교육의 목적과 교육의 핵심가치를 재정의 해야 한다. 이과정은 철학적 담론 차원에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사례를 놓고 집단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교사들은 학교현장에서 스스로 교육의 목표를 설정하고 일정기간 그 방법을 모색한 다음 다시 결과를 놓고 집단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목표와 결과 사이의 차이를 살피고 그 원인을 면밀히 점검해보는 것이다. 대단히 단순하고 흔한 이야기 같지만,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이 방법이 역사상으로 오랫동안 최고의 퍼포먼스를 유지해온 모든 조직들의 공통점이다.

이때 교사들은 서로에게 어떻게 공헌할 것인지를 정리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자기반의 문제는 담임이 알아서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토론하고 결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교사들이 현안을 중심으로 자기조직화(self organizing)되어야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철저히 공개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필자는 이 일련의 노력을 ‘공론화’라 부른다. 교사들의 집단적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학교의 미래가 어떨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이글을 쓰는 동안에 또 하나의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학생생활인권부장을 맡은 교사가 학교에서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해당 학교의 2학년 학생 6명이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다 적발되어 전학처분을 받았다. 그 교사는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억울한 측면이 있으니 선처해야한다며 징계위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제자를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자살을 한 것 같다는 기사다.

정황은 다 모르겠으나, 최근의 ‘강력대응’이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해당 교사와 학생들의 주장이나 실제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힘들어도 차근차근 교사들이 모여 실체를 확인하고 공론화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본인의 비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족과 그 학생들은 평생의 상처를 안게 되었다.